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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흑역사’ 떨쳐낼까?···정부와 여전히 ‘아슬아슬’

경총, ‘흑역사’ 떨쳐낼까?···정부와 여전히 ‘아슬아슬’

등록 2018.12.20 14:50

수정 2018.12.20 14:53

주현철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법개편 논의 경총 방문···49년만에 처음과거 “경총과 다른 새로운 사용자 단체 필요” 쓴소리문재인 대통령도 양극화 관련 진지한 성찰과 반성 요구박상기 법무·이재갑 노동 등 부처 잇단 방문에는 환영

경총, ‘흑역사’ 떨쳐낼까?···정부와 여전히 ‘아슬아슬’ 기사의 사진

이번 정부 들어 제대로 찍힌 곳 중 하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다(이하 경총). 대기업 저승사자 공정거래위원회 수장인 김상조 위원장은 물론 대통령으로부터도 뼈아픈 얘기를 들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전경련이 국내 기업들의 대변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표류하면서 경총으로 눈이 쏠렸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조직운영과 발언 등으로 ‘흑역사’만 남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문 대통령은 경총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 관련해 부정적인 주장을 두고“정부 정책을 심각하게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경총은 진지한 성찰과 반성부터 하라”고 강도 높게 경총을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경총은 ‘비정규직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책의 회원사 배포 계획을 보류했지만, 획일적인 정규직 전환 요구는 현실과 맞지 않다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진 않았다. 후폭풍은 컸다. 당시 수장이었던 박병원 회장과 김영배 상근부회장이 동반 사퇴하고 말았다.

이번에 방문하는 김 위원장으로부터도 호되게 당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한국의 노사정 문제에서 경총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위의)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된) 사(使)가 빠져 있다는 것”이라며 “기존의 경총과는 다른 새로운 사용자단체의 탄생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문을 공정거래법개편안을 설명하는 자리라고 대외적으로 밝혔지만 지난 앙금을 씻어낼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관심은 이번 만남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집중된다. 화두는 공정거래법개정안이다. 지난 10년간 보수정권과 손발을 맞추면서 재계의 이익을 대변해온 경총은 그동안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해왔다.

최근 경총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재계 목소리가 담긴 의견서를 공정위에 전달하기도 했다. 의견서를 살펴보면 “전속고발권 폐지시 답합에 대해 누구나 고발이 가능해지기때문에 기업의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된다”며 “가격, 생산량, M&A, 입찰 등에 불만을 가지거나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 담합 고발 형태로 문제제기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래픽= 강기영 기자그래픽= 강기영 기자

사익편취행위 규제의 경우 지나치게 모호하게 규정돼 있어 규제 대상이 되는 거래가 부당거래에 해당하는지 사전에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사업확대시 업무를 분할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거나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 보편적 현상인데, 계열사간 거래를 사익편취 규제로 제약하는 것은 기업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주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상향(10%포인트)은 자금 소요가 크고 지주사 전환 내지 기존 지주사의 구조개선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분석이다. 비용 부담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투자·고용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경총은 “가격, 생산량 등의 정보교환까지도 담합의 유형으로 규제하는 것은 기업의 대외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은 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사익편취 규제대상을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이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계열사(비상장 계열사는 20% 이상)에서 20%(상장·비상장 동일)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들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까지 포함하는 곳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이번 김 위원장의 경총 방문을 두고 재계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총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친기업 기조’에 발맞춰 공정경제의 핵심 축인 김 위원장도 이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연 이번 김 위원장의 경총 방문으로 정부와 경총 간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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