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정책 실험하는 문 정부...재정건전성 빨간불

최종수정 2017-07-1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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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이행 따른 막대한 재원 증가···증세 우려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위해선 재정부담 증가
최저임금 인상, 공무원 호봉에도 영향
신고리 매몰비용도 정부 예상 초과될 듯

16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저임금 대책관련 긴급 당정협의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정부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지난 16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총 4조원 이상의 정부 지원책을 발표했다. 실제 당장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 지원은 공약에는 없던 내용이다.

또 문재인 정부는 신규 공무원 일자리를 5년간 단계적으로 늘려, 올해 하반기엔 이미 1만2000명 추가 채용을 계획해 놓은 상태다. 공무원 1만 2000명을 증원할 경우, 향후 30년간 21조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112조원)과 세입개혁(66조원)을 내세웠다. 재정개혁 중 92조원은 재량지출 절감이라 손대기 쉽지 않다. 뚜렷한 증세 등을 하지 않고서는 세입개혁 목표 역시 달성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지원 등 추가 재정 소요가 발생하면서 정부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은 결국 증세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벌어들일 생각은 하지 않고 쓸 궁리만 하는지 한심스러움을 넘어 허탈하기까지 하다”며 “앞에서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내년만 3조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1060원)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정부가 최저인금 대폭 인상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을 16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정부가 직접 현금으로 지원하는 '최저임금 부담 최소화' 방안이다.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6479원) 미만을 받고 있는 근로자의 68.2%가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영세사업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임금을 지원해 줄 예정이다.

월급 기준으로 내년 최저임금 157만3770원 중 인상분 22만2000원 가운데 약 9%인 12만2000원을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것이다. 지난 5년간 평균 인상률이 7.4%였는데 갑자기 16.4%로 크게 올랐으니 차액인 9%포인트 만큼의 임금은 정부가 감당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기에 드는 총 비용이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일자리예산 17조5000억원의 약 17%에 달하는 큰 규모다. 최저임금 인상분을 이유로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내년 정부 예산편성 과정에서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추가 인건비 부담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 사업장과 지원 금액, 전달 체계 등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결정하고, 내년 예산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기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재정 부담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특히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선 내년 이후에도 최저임금 두자릿수 인상이 불가피하다.

◇공무원 증원 30년간 21조…정확한 사전검토도 없어

문재인 정부는 신규 공무원 일자리를 5년간 단계적으로 늘려 17만4000개를 만들 예정이다. 정부가 제출한 2017년 추경안에 따라 공무원 1만 2000명을 증원할 경우, 향후 30년간 21조원의 재정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배숙 국민의당 국회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추경예산 공무원 일자리에 따른 인건비 추계자료’에 의하면, 승진과 호봉 승급을 감안할 경우, 추경으로 증원되는 1만2000 명의 공무원의 인건비로만 10년간 약 4조 8000억원(중앙 : 약 1조 7000억원 , 지방 : 약 3조 1000억원) 30년간 약 21조원의 재정(중앙 : 약 7조8000억원, 지방 : 약 13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됐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이번 추계는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비용추계와는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예산 정책처 추계자료에서는 평균치를 기준으로 승진과 호봉 승급을 모두 반영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공무원 1만 2000명 채용에 따라 향후 10년간 4조 32억 원의 지출이 발생하고 향후 20년간 9조 3831억 원의 지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계한 바 있다.

이에 정부의 사전 검토가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예산정책처의 추계와는 10년간 소요 비용의 경우 약 8000억 원의 격차가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조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공무원 호봉에도 영향을 주게 됐다.공무원들의 임금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게 되면 당장 9급 1호봉 공무원 시급 7276원은 내년 최저임금인 7530원 보다 적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 최소 3%의 인상이 필요하다.

조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동안 증원할 것으로 밝힌 공무원이 17만 4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제시된 기관별 추계의 격차는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벌어질 것”이라며 “정부는 현재 장기적 재원조달 방안은 커녕, 정확한 추계 조차 없이 졸속으로 증원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탈원전 비용도 국민 몫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잠정 중단되면서 이에 따른 매몰 비용이 논란이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의 사업비는 총 8조6000억원이다. 이 중 설계와 건설로 계약이 완료된 금액은 4조9000억원으로 현재까지 1조6000억원이 집행됐다.

매몰 비용은 정부가 집행한 1조6000억원에 공사 중단에 따른 보상비 1조원이 추가돼 총 2조6000억원이다. 정부는 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고리 5·6호기 건설 잠정 중단에 따른 유지비용을 보상할 방침이다.

그러나 핵폐기물 처리 비용 등을 고려해 원전 발전 비용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60년(설계 수명)간 발생할 폐기물량을 곱하면 폐기물 처리비용만 약 2조8000억원이 나온다는 예측이다. 향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이 금액은 더 늘어난다.

매몰 비용에 관한 논쟁에는 줄소송에 대한 염려도 포함된다. 현재 주설비공사는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비롯해 건설과 관련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715곳이다. 업체들의 줄소송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측에서는 정부의 분석과는 달리 매몰비용이 7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라 △지역상생지원금 집행중단 1천500억 원 △지역 건설경기 악화 2천700억 원 △법정지원금 중단 1조 원 △지방세수 감소 2조2천억 원 등 직간접 손실 3조6천200억 원이 추가돼 총 7조6천억 원에 달하는 매몰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야당은 이같은 비용은 모두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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