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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도 어려운데···정기선 띄우기 나선 현대중공업

회사도 어려운데···정기선 띄우기 나선 현대중공업

등록 2015.11.16 09:40

수정 2015.11.16 10:14

강길홍

  기자

아람코와 MOU 체결 과정에서 정기선 상무 역할 부각향후 경영권승계 염두에 둔 명분 쌓기···경영수업 부실이달 말 임원인사 예정···또한번 초고속 승진 이뤄질까

회사도 어려운데···정기선 띄우기 나선 현대중공업 기사의 사진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3세 정기선 기획실 총괄부문장(상무) 띄우기에 나서면서 논란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대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3분기까지 1조261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연간 기준 조단위 적자가 전망된다.

지난 2013년 4분기부터 시작된 분기 적자는 올해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행진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위기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해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 체제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그 주인공은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이 아닌 그의 장남 정기선 상무가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주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는데 이를 정기선 상무가 주도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서명식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이 김정환 조선사업 대표, 박철호 플랜트사업 대표를 대동하고 직접 참석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정기선 상무가 이번 협력사업을 위해 직접 TF팀을 꾸리고 프로젝트를 이끌었다고 설명하면서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정기선 상무가 현대중공업의 경영전면에 나서는 모양이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얼굴마담 역할을 하면서 대권 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정기선 상무의 본격적인 대권 움직임이 현재 현대중공업이 처한 상황에서 과연 적절한 처사인지 논란거리다.

무엇보다 30대 초반의 국내 최연소 임원으로 꼽히는 정 상무가 경영전면에 나설 만큼의 경력과 경영수업을 충실히 쌓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정 상무는 대일외고와 연세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외국계 금융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

같은 해 7월 미국 스탠퍼드대 유학길에 올라 MBA 과정을 수료한 후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입사해 경험을 쌓은 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제대로 근무를 시작한 기간이 이제 겨우 2년을 좀 넘었다. 임원으로 근무한지도 불과 1년을 갓 넘긴 셈이다.

그렇다고 정 상무의 지분율이 경영 전면에 나설 만큼 높은 것도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정몽준 전 의원이 현대중공업 지분 10.15%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95.0%를 보유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지분 43.5%를 보유했고,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정 상무의 보유지분은 지난 3월 상여금 명목으로 받은 현대중공업 주식 53주, 0.001%의 지분율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정몽준 전 의원의 경영복귀나 지분 증여 없는 상황에서 정 상무가 현대중공업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기선 상무 띄우기가 그룹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뤄지면서 또다시 초고속 승진을 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 상무는 지난해 말 수석부장 직함을 떼고 상무로 승진했다. 상무보를 건너뛰는 초고속 승진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결국은 정기선 상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정 상무가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명분을 쌓기에 돌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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