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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사외이사 영입 행태 깬 금융사···약인가 독인가

보수적 사외이사 영입 행태 깬 금융사···약인가 독인가

등록 2015.03.10 09:31

손예술

  기자

경쟁사 전 CEO도 영입 마친 신한·KB·하나
금융위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때문
부족한 인력 채우면서 ‘정피아’ 논란도 일어

지난해 내분으로 터진 'KB사태' 이후 지주사 사외이사의 역할에 문제가 많다는 점이 지적되자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내놨다. 사진은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사옥의 내부. 사진=뉴스웨이DB지난해 내분으로 터진 'KB사태' 이후 지주사 사외이사의 역할에 문제가 많다는 점이 지적되자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내놨다. 사진은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사옥의 내부. 사진=뉴스웨이DB


국내 금융사들이 보수적인 사외이사 영입 행태를 깨고 있다. 적장의 CEO였던 인사사도 모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KB금융그룹을 시작으로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도 경쟁사와 타 업권 출신의 수장들을 사외이사로 속속 영입한 상태다.

그러나 관행을 깬 자리에 정치계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금융권 사외이사 자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신한·하나·KB, ‘경쟁사서도···’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4개사 은행 지주사(KB금융·하나금융·NH농협금융·우리은행)는 차기 이사회 구성을 일단락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외이사 출신 구성이 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 직후와 비교해보면 경쟁 금융사와 한국은행 또는 금융연구원에서 근무한 이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사례는 4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신한금융은 한국은행 부총재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박철 전 리딩투자증권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하나금융은 이진국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과 양원근 전 KB금융 부사장을 사외이사 리스트에 올렸다.

KB금융은 최영휘 전 신한금융사장과 신한은행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을 영입했다.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영향, 교수 출신 줄어
이 같은 행태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영향이 크다. 모범규준은 사외이사에 대해 ‘금융·경제·경영·회계·법률 등 관련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직무수행을 위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것’을 자격요건으로 규정했다.

기존 교수 출신의 사외이사들만으로는 경영일선 경험이 부족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KB사태’에 대한 반면교사였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 직후와 비교하면 교수 출신 사외이사가 14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7명에서 8명으로 늘었지만 교수출신 3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었다.

'서금회'출신과 정치권과 인연이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해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우리은행 사옥의 전경. 사진=연합뉴스'서금회'출신과 정치권과 인연이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해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우리은행 사옥의 전경. 사진=연합뉴스


◇인력풀 줄자 ‘정피아’ 논란도 ‘스멀스멀’
금융사 근무 경험이 있는 사외이사 선임과 보수적인 관행을 깰 수 있다는 점에서 비배구조 모범규준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사외이사 인력풀(Pool)이 줄면서 이 자리를 정치권에서 탐내고 있다는 정피하 논란이 재가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정한기 호서대 교양학부 초빙교수, 홍일화 여성신문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등 4명을 선임했다.

이들 중 3명은 무려 정치권 출신이거나 정치권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NH투자증권 상무, 유진자산운용 사장 등을 지낸 정한기 교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같은 ‘서금회(서강금융인회)’ 출신이다.

또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공천 신청을 했으며 대선 때는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다.

홍일화 고문은 1971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시작해 한나라당 부대변인, 중앙위원회 상임고문, 17대 대통령선거대책위 부위원장 등 당의 요직을 역임했다.

천혜숙 교수의 경우 정치권 출신은 아니지만, 남편이 이승훈 청주시장(새누리당)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기가 과거보다 어려워진 면이 있다”며 “인력풀이 한정되기 때문에 또 다른 부작용을 발생시킬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손예술 기자 kunst@

뉴스웨이 손예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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