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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경제민주화 화답 보따리···다음 추격자는 어디?

한화그룹, 경제민주화 화답 보따리···다음 추격자는 어디?

등록 2013.01.28 17:09

수정 2013.01.28 17:10

민철

  기자

새 정부 출범 앞두고 '눈도장찍기'...대기업들에 '압박' 작용할 듯

한화그룹의 '정규직 전환' 발표 이후 대기업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의 이번 결정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눈도장 찍기'로 인식되면서, 이를 시작으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정치권에선 한화의 결정으로 다른 대기업들이 정규직 전환을 비롯해 여건에 따라 '경제민주화'에 부합하는 방안들을 내놓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한화그룹 이 시점에서 대규모 정규직 전환 이번 결정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요구에 선제적 대응을 보는 시각이 많다. 재계도 새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청한 박 당선인은 지난해 대통령 당선 직후 전국경제인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의 '정리해고 자제'와 '고용 안정'을 주문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은 비정규직 고용여건 개선을 핵심공약으로 추진해왔다.

정치권은 그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서기도 했지만 대기업의 참여 저조로 논의에 그쳤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대기업군 처음으로 한화의 결정이 어떤 식으로든 다른 대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다른 대기업에 '정규직 전환' 요구가 거세질 수 있으며 한편으론 정규직 전환 이외에 대기업은 또다른 '보따리'를 풀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한화측은 이번 결정이 김승연 한화 회장의 특수 상황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고졸 채용 등 고용안정을 위한 노력의 일환일 뿐 정치적 사안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현재 김승연 회장은 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후 항소심 재판 도중 건강상 이유로 신청한 구속집행정지가 지난 8일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져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현대차-쌍용차에 이어 유통분야도 영향 미칠 듯=한화의 정규직 전환 조치로 당장 비정규직 논란이 현재 진행형인 현대차와 쌍용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쌍용차 사태도 비정규직 문제가 깊이 얽혀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한화의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치권에서도 쌍용차 국정조사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대차에서는 비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전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비정규직 조합원 2명이 송전탑에 올라가 100여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 측은 전원 정규직 전환은 현실성이 없다면서 선별적 신규채용 방식의 정규직화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사내하청 비정규직 직원들은 정규직과 다름없는 작업조건에서 일하면서도 차별적 대우를 받는다면서 전면적인 정규직 전환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비스 업종의 비정규직 직원 비율이 많은 롯데, 신세계 등 유통분야에서도 비정규직 문제가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신세계 이마트는 노조 탄압 논란으로 시끄러운 상태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한화의 정규직 전환 발표가 모든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들 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도 비정규직 문제를 슬기롭게 해소할 방안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대기업 눈도장 찍기 '꿈틀 꿈틀'=대기업들의 '새 정부 눈도장 찍기'에 나서는 모습이 여러곳에서 포착된다.

지난해 최태원 SK(주)회장은 각 계열사의 자율·책임 경영방식인 새로운 지배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을 도입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글로벌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서포터'라는 역할을 자청했다

최근에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한 '임팩트 투자'를 역설하고, 사회적 가치 보상권을 제안하는 등 글로벌한 사회적 기업 전도사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는 일찌감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선을 모았다. 불황의 장기화가 예상됨에도 LG그룹은 올해 투자규모를 지난해(16조8000억원)보다 무려 19.1% 늘어난 20조원으로 확정했다. 발표 당시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이 같은 계획이 다른 대기업집단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대기업집단의 투자계획을 집계하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경기 침체기일수록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도 최근 "새정부와 협력해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설 것"이라며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재계에서도 주목하는 삼성그룹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최근 "투자를 늘리겠다"는 언급 이외에는 삼성은 아직 투자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삼성이 47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만큼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난 50조원 수준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을 뿐이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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